티스토리 뷰

데이지크 쥬시듀이틴트 02 멜론샤벳을 직접 구매해 사용했습니다. 멜론샤벳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 계속 사용한 틴트는 아니었습니다. 처음 입술에 올렸을 때는 제가 기대했던 밝은 코랄보다 형광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생각보다 형광기가 강해서 순간적으로 색을 잘못 골랐나 싶었고, 실패템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형광기는 줄어들고 밝은 코랄이 더 눈에 들어왔지만, 그것만으로 제가 이 제품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 평가를 바꾼 것은 다른 날의 두 번째 사용이었습니다. 어느 날 마땅히 바를 틴트가 없어 이거라도 바르자는 생각으로 멜론샤벳을 다시 꺼냈습니다.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다는 마음으로 고른 것도 아니었고, 처음보다 예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발라보니 색이 굉장히 예뻐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계속 멜론샤벳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이 틴트는 제게 처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보게 만든 제품이 됐습니다.

※ 직접 구매해 사용한 경험입니다. 발색과 사용감은 본래 입술색·입술 상태·바르는 양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1. 처음 발랐을 때 강하게 보였던 형광기

멜론샤벳은 제 입술에서 밝고 선명한 코랄로 발색됐습니다. 입술색이 거의 없어 보이는 상태에서도 한 번 올렸을 때 생기가 확실히 더해졌습니다. 그런데 처음 사용했을 때는 이런 부분보다 형광기가 더 강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은 밝고 생기 있는 코랄이었는데, 막상 입술에 올리자 제가 예상한 것보다 형광기가 먼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코랄이 예쁜지 아닌지를 천천히 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바르는 즉시 실패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처음의 형광기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자 처음에는 형광기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덜 보였던 밝은 코랄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변화는 실제로 확인했지만, 여기서 바로 생각보다 괜찮은 틴트였다고 평가를 바꾼 것은 아니었습니다. 색이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그 제품을 다시 선택하고 싶어지는 것은 저에게 다른 문제였습니다. 저는 여전히 멜론샤벳을 처음 발랐을 때 형광기가 강했던 틴트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2. 기대 없이 다시 꺼내 발랐던 날

멜론샤벳에 대한 제 평가가 실제로 바뀐 것은 다른 날 다시 사용하면서부터였습니다. 어느 날 사용할 만한 틴트가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멜론샤벳을 다시 꺼냈습니다. 처음부터 이 제품을 다시 평가해보려고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거라도 바르자는 생각에 가까웠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다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입술에 발라보니 이번에는 색이 굉장히 예뻐 보였습니다. 같은 멜론샤벳인데 처음 사용했을 때 제가 받았던 인상과는 달랐습니다. 여기서 왜 두 번째에는 더 예뻐 보였는지를 특정한 이유로 설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두 번의 사용에서 바른 양이 달랐는지, 입술 상태나 다른 메이크업이 달랐는지까지 비교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더 단순합니다. 첫 번째 사용에서는 형광기가 먼저 보여 실패라고 생각했고, 다른 날 기대 없이 다시 사용했을 때는 색이 예뻐 보였다는 것. 그리고 그 경험 이후에는 계속 멜론샤벳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 행동이 특히 중요했습니다.

 

두 번째에 한 번 예뻐 보였다는 감상만 남은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이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의 평가는 실패인 것 같다였지만 이후의 선택은 계속 사용한다가 됐습니다. 저에게는 말로 남긴 평가보다 실제로 무엇을 다시 집어 들었는지가 이 제품에 대한 제 판단을 더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만약 그날 사용할 만한 틴트가 충분히 있었다면 멜론샤벳을 다시 꺼내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제게 형광기가 강했던 첫인상만 남은 채 정리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험에서는 다시 써보니 예뻤다는 결과만큼이나, 애초에 다시 사용할 생각이 없던 제품을 우연한 계기로 한 번 더 사용했다는 과정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두 번째 사용은 첫 번째 경험을 없애지는 않았지만, 첫 번째 경험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제 취향을 하나 더 확인하게 해줬습니다.

3. 첫인상에서 걸린 것을 분리하게 된 기준

멜론샤벳을 계속 사용하게 된 뒤에는 처음의 실패템인가라는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첫 번째 사용에서 실제로 마음에 걸렸던 것은 멜론샤벳이라는 코랄 전체가 아니었습니다. 그 순간 가장 강하게 보였던 형광기였습니다. 하지만 처음 발랐을 때는 둘을 쉽게 나눌 수 없었습니다.

 

입술에서는 형광기와 코랄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색으로 동시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중 한 특징이 강하게 마음에 걸리면 색 전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어떤 립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이 색은 나와 안 맞는다’고 정리하면 제품 전체에 대한 결론이 됩니다. 반대로 이 색에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가라고 보면 판단할 수 있는 범위가 조금 더 좁아집니다. 멜론샤벳을 사용하면서 저는 후자의 방식으로 제 첫인상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처음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 사용에서 형광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것도 실제 경험이었습니다. 그 첫인상 덕분에 오히려 제가 이 제품에서 무엇을 불편하게 느끼는지는 분명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 경험 하나만으로는 형광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와 멜론샤벳이라는 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를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그 구분은 다시 사용한 뒤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용해본 뒤에 알게 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형광기가 제 취향이 아니었던 것과 밝은 코랄 자체를 좋아했던 것이 동시에 성립할 수 있었습니다. 한 제품 안에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과 좋아하는 부분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중 앞의 것만 보고 제품 전체를 정리했습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았던 립을 모두 다시 사용해봐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제품이 다시 사용한다고 다르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처음 불편했던 특징이 나중에 사라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멜론샤벳에서 제가 얻은 기준은 첫인상을 믿지 말자가 아닙니다. 첫인상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범위를 실제보다 크게 잡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입니다.